비누
ph
이승환
인터넷으로 참 많이도 사댔지
평생 써도 될만큼 많은 비누를 사곤 한참 웃었지
근데 그 많던게 어제 마침 똑
떨어지더라
아쉽지 않으니 그게 좀 묘하더라
익숙하게 구부러진 골목을 지나 혹시 만날까
바뀌지 않은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진 않을까
더이상 내가 너를 그리워 하지 않는게 편하기만 해
잠깐 번거로웠어
구질구질하게도 몸은 너를 기억한다
빨리도 닳고 물러질 거면서 견고한 척을 했네
아무렇지 않은게
잘만 사는게
그나마 위안인데
유일하다고
특별하다고
믿었던건 조금 슬프다
가끔 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