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江에 쌓인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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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563m 오대산 비로봉 정상에서
김영승
정상에서?
정상에서 뭘 어쨌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정상에서, 이렇게
늙어간다는 게
정말 죄송하다 늙어보지도 못하고
죽은 작자들도 참 많은데 나만
홀로 늙어가는구나
문득
얼음 밑엔
물고기,
동생은
나 6학년 때
동생 5학년 때
죽었지만
살아 있다면
마흔 두 살
살아 있어도
함께 늙어간다는 것이 가엾어
가슴 아파 했을 것이다
月精寺에서 上院寺로 건너가는
彼岸橋를 지나다보니 문득
彼岸?
나무 새끼들은 참 나쁜 새끼들이다
山에는 나무 새끼들이 온통 차지하고 있으니
나무에게 略歷을 말해서
무엇 하냐 나쁜
나무 새끼들 이런
주정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나무
새끼들……
社會人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감염된다
病 걸린다 여름이면
또 얼마나 온갖 잘난 척을 하냐
나무새끼들 鬱鬱蒼蒼하여
누군가가
"일동, 동일!"
이라는 구령을 한다
'一同' 이라는 예령과
'同一' 이라는 동령이
참 재미있다
나무 새끼들.
이런 주정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나무 새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