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6 백석을 읽는 밤
ph
백석을 읽는 밤
meron***
들어봐
밤이, 봄 밤이
오래된 애인들과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꽃들이, 등 아래 핀 벚꽃들이
서늘한 봄 비에 지면서도 얼마나 빛나는지
백석을 읽는 밤
내일을 돌보지 않아도
푸근하고 아린
이런 봄날, 봄밤
발치에 조으는 짐승의 착한 눈꺼풀과
이불 아래 방바닥의 온기와
주전자서 끓는 구수한 보리차 냄새
가지들 마른 울음 그치고
저리던 뿌리들도 축축히 잠드는
이런 봄, 밤
네이버에서 2013년에 했던 ‘아름다운 우리시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작품이다.
예전에 보고 링크해두었던 것이 링크가 또 깨져서 검색해보니 그동안 또 주소가 바뀐 모양.
참가자들을 (마스킹처리된)네이버 아이디로만 구분해두어서 실명을 알수 없는게 아쉽다.
이 공모전 시들을 모아서 시집으로도 발간할 예정이라고 해당 페이지에 써있긴 한데 아직도 검색이 안되는거 보면 출간은 안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