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5 어느 늦은 저녁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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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 한 강,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전문.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