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9 판교에서 대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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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안막히면 세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처음엔 중간에 잠깐이라도 휴게소에 들르곤 했는데 이제는 쉽게 한번에 온다. 운전을 하다 보면 이생각 저생각 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앞만 봐야 하고 기껏 다른 일이란게 라디오를 듣거나, 음악을 듣는 일 밖에 없어서.

예전에 손석희의 시선집중 방송 들을 때마다 트럭이나 택시기사님들이 자주 시청자통화시간에 나오는 것을 들었는데, 그때도 그럴만 하겠다 싶었다. 아마 강제로 가장 오랜시간 생각하게 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일 것이다. 생각만 하고 그에 걸맞는 학습을 안해서 위태로워지기 쉽긴 하겠지만.


그 오랜 세월 운전을 하시면서, 아버지는 무슨 생각들을 하셨을까. 그 세월 그 끝없는 도로 위에서 어떤 생각들로 시간을 채우셨을까. 몸이 기력이 다 해 운전을 더이상 할 수 없게 된 이후로, 어떻게 시간들을 견디고 계실까.

이런걸 아버지에게 물어볼 수 있는 날이 올까.


모르겠다. 착잡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