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1 남창훈교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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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박기영교수가 임명되어 이래저래 말이 많은데 페북 타임라인에서 어떤 과학자의 글을 보았다. 인상적이어서 그대로 옮겨둔다.

  저는 박기영씨 사태에 대해 좀 더 깊은 우려를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황우석이란 인물을 부각시키고, 예산을 몰아주었으며, 저널에 기여한 바가 없는 상태에서 저자로 이름을 올린 바는 마땅히 부적절합니다. 누구나 '과'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인물보다 인선의 배경에 더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황우석은 논문조작을 했기에 잘못되었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노무현 정권에서 기획한 과학기술 혁신은 올바른 것이었다는 전제가 인선의 배경에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의 과학기술혁신을 지금 (어찌보면) 본격적으로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박기영씨를 인선했다고 해석됩니다. 이는 과학기술을 철저히 개발과 발전의 도구로 보며, 선진기술과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과학기술 진보의 본체라는 아주 낡은 철학의 첨점을 보여주는 바입니다. 과학기술의 혁신은 그것의 본질에 대한 성찰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3공화국 이후 지금까지 과학기술에 대해 사회가 지닌 철학의 가난함을 가지고 부유한 과학기술을 꿈꿀 수는 없습니다. 광범위한 다양성이 보장되는 과학기술 생태계, 지역과 사회에 요구되는 과학기술의 세밀하고 치열한 발굴과 육성, 죽은 교육에 생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과학기술, 재벌 지원에 국한되지 않고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과학기술. 너무 요원한 꿈일까요? 인물의 재고에 앞서 철학의 재고를 간절한 마음으로 요청합니다.

원문

DGIST에 계시는 남창훈교수님이란 분 글이라고 한다. 화학으로 석사 하시고, 프랑스에서 Biotechnology로 박사하신 분이라고.

무슨 과학/공학자들이 이렇게 글을 잘쓰는지. 최근에 고려대 윤태웅교수님 글 몇개를 보고 정말 감탄했었는데, 이런분이 또 계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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