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822 또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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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407184256&section=03
"쿨(cool)한 당신! 제발 투표장으로 가라" - 진중권칼럼



 진보 혹은 개혁 성향의 후보가 여론조사에서는 앞서도 정작 투표함을 열어보면 결과가 반대로 나오는 게 이 나라 정치의 현실이다. 젊은이들은 종종 내게 묻는다. "내가 이런다고 나라를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요?" 그때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거창하게 나라를 바꾸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 당신은 슈퍼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 자신을 바꾸는 것이다. 당신이 내게 던진 질문은 어떤 회의주의에서 나오는 것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 회의를 떨쳐버리는 것 정도는 당신 혼자서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당신처럼 할 때, 사회는 바뀔 수 있다."

 이른바 '소쿨족'이라는 게 있다. 그들은 모든 정치적인 것에 냉소를 보낸다. 그리하여 쿨하게 한나라당을 비난하고, 쿨하게 민주당을 비판하고, 쿨하게 진보신당을 무시한다. 하지만 그들의 '냉소'는 하나도 위험하지 않다. (진정한 냉소는 남들이 냉소하지 못하는 것에 보내는 냉소다. 디오게네스의 냉소는 성질이 포악한 알렉산더라는 다혈질을 향한 것이었다.) 외려 보수우익과 한나라당에서는 그 냉소를 열렬히 반긴다. 젊은이들이 투표장에 안 나가겠다는데, 그보다 귀한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자신의 그 '소쿨'한 태도가 실은 권력에 의해 프로그래밍된 것이라는 데에 생각이 미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