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29 사랑한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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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우리 집 둘째는 "사랑한다"는 말을 남발한다. 잠자리에서 "아빠 사랑해"란 말을 열번은 해야 잠이 들고, 내가 일찍 들어온 날이면 스무 번 넘게 "사랑한다" 말하기 일쑤다. 때로 전혀 엉뚱한 상황에서도 녀석은 "사랑한다"고 한다. 며칠 전 목욕하며 때를 밀어 주었는데, 녀석은 아프니 살살 밀라고 애원을 하더니 마침내는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커다란 하트를 그리고는 외쳤다. "아빠 사랑해!" 가끔 내가 자기 말에 응답하지 않거나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을 때면, 녀석은 내게 와 이렇게 말한다. "아빠, 재린이 사랑해 해 봐." 사랑한다는 말을 남발할 뿐 아니라 강요하는 이 아이를 나는 도무지 미워할 수 없다. 어쩌면 그 천연덕스러움과 자신감 때문에 더 사랑스러운것인지도 모른다.




- '사랑한다는 말을 남발하는 아이처럼'중에서 발췌. 시심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