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17 뭐지?

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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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문자를 여의고 말을 떠나는
이해할 수 없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설명하면 틀려버리는
그리고 아주 우연인
글로 쓰면 아직 그곳에 덜 도달한
입술에 올려지면 허공으로 사라지는
다가와도 못 막고 도망가면 잡을 수 없는
너무 큰 문자이거나 말이어서
가둘 수도 쫓아버릴 수도 없는
애걸해서도 요구해서도 거친 성욕으로도 안 되는
마음을 아주 놓아버려도 안 되는
무엇이 안 된다거나 된다라고도 할 수 없는
다만, 마음에 들면
아주 오래오래 바래지 않는
혹시 바래거나 잠시 물건처럼 잃어버려도
흙 속에 묻힌 보석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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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주 우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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