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22 사람의 인생이란 참 알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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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말. 참 무의미하다.
 하루에도 몇가지의 인생을 살아본다. 물론 그 인생을 직접 산것과 어찌 비교할 수 있으랴. 글로라도 바로 옆에 적는것이 무색하리만치 어이없는 비교 되겠다. 어쨌든 대충 머릿속으로 대강의 그림만 그려본다. 이런 인생 저런 인생. 생각하면 할 수록 모르겠다. 아무거나 열심히만 잘 하면 다 잘 되리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생각엔 변함이 없으나, 아무거나 열심히 한다는 게 마음되로 되는게 아니더라. 아닌가, 되는건데 내가 못한건가. 지금도 알수 없다. 나중엔 알 수 있을까. 안개속 같은 인생이라고 누가 어디선가 그랬던 거 같은데 잘 기억이 안난다. 안개속에서 그랬나.
 뜻있는 인생, 뜻깊은 삶, 의미없는 숨쉬기운동 ㅡ 생각하다가 이런게 다 뭐냐 식으로 때려치우는거 비겁하다. 뭔가 답이 나와야지. 어떤 식으로든 살아 내야지. 시간은 어쨌든 가니까 말이다.
 여러가지 인생들. 처음엔 설레고 잘 될거 같다가도, 조금씩 생각을 연습해서 실제로 정말 내가 그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점점 더 몰입하면 진짜같이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곧 두려워진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산다고 원래 그런거라고 중얼중얼 하긴 하는데 별로 위로가 되지는 않는다. 계속 같은 고민이다. 긍정적으로 산다는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건 얼마나 타고난 재능인가. 축복인가.
 밤과 낮의 구분이 없는 세상이 있으면 좋겠다. 밤과 낮이 바뀔때마다 뜨거운 물에 있다 차가운 물로 갑자기 들어가는 것, 차가운 물에 들어있다 갑자기 뜨거운 물을 쏟아붓는것만 같다. 피곤에 찌들어 신발을 신을 때는 안그래도 뜨거운 여름 볕 아래 몸의 반만 따땃한 구정물에 담근 기분. 그럴 때는 집도 포근하지 않다. 집이란 곳, 밤이 되어 기어들어간다고 무조건 포근한 곳은 아니다. 밤이 되었건 낮이 되었건 맑은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고 머리가 이제 쉬어도 된다고 몸에게 허락해주면 그제서야 고맙다고 오늘 하루도 이렇게 잘 갔다고 되뇌면서 문을 열어야 내 둥지다. 항상 아침이 되면 기어나와 밤이 되면 기어들어가는 그런 삶은 그래서 별로다. 하지만 정 반대의 인생은 그보다 더 별로겠지.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것이 최선인가. 모른다 아직. 이제는 모르는게 지겨워서 짜증이 날 지경. 모르는 게 의미가 있나 싶기까지 하다.
 원래 커피를 거의 안마셨는데 요즘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거의 매일 마신다. 여름엔 시원해서 마셨는데 한번 맛들이니까 희한하게 그 특유의 맛이 있다. 뜨거운거 말고 아이스. 라떼 말고 아메리카노.
 요즘엔 이게 낙이다.
 잘 못 살고 있다는 증거.
 글이 이렇게 길어지는 것도. 더 길어지지 못하는 것도. 어중간하게 가다 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추석날 고속버스처럼 생각이 거창하게 들뜬마음으로 뭔가 시작하려다 게을러지고 다시 가다가 게을러지고를 반복한다. 별로다.
 오늘밤은 할일이 생겼는데, 그래서 잠깐 즐거웠는데 왜 또 이리 딴짓인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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