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재산이 아닌 문화를 물려주라) ...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사회학자 아네뜨 라루Annette Lareau는 미국 사회의 다양한 사회계층에 퍼져 있는 다양한 문화적 규범에 관한 한 선도적인 학자이다. 그녀가 이끄는 연구 팀은 20년 이상 거실이나 자동차 뒷구석에서 밀착 면담을 하며 가정생활이 어떤지 살펴보았다. 관찰을 통해서 라루는 제대로 교육받은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의 자녀 양육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두 집단은 자녀 양육에 대해서 전혀 다른 철학과 모델을 가지고 있었다. 해럴드처럼 교육을 제대로 받은 가정의 아이들은 라루가 '집중양육concerted cultivation'이라고 부르는 분위기에서 성장한다. 이 아이들은 다양한 활동을 하며, 부모는 아이를 자동차에 태워 이곳저곳으로 데리고 다닌다. 부모는 아이들 삶의 모든 부분에 깊숙하게 개입한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학습경험을 제공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속도 또한 숨이 가쁠 지경이다. 숙제를 놓고 벌이는 전투는 일상적이다. 이런 방식으로 성장한 아이들은 제도가 정비된 세상을 무사히 항해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어른과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알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안다. 또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방법을 알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 교육을 잘 받은 중산층 부모가 자식들을 얼마나 빡빡하게 교육시키는지 알려주려고 이들의 평소 하루 일정을 빈민층 부모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러자 빈민층 부모들은 엄청난 속도와 스트레스에 깜짝 놀랐다. 빈민층 부모들은 교육을 잘 받은 계층의 아이들은 말할 수 없이 슬플 것이라고 생각했다. 빈민층의 자녀양육방식은 전혀 다르다. 이들 가정에서는 어른의 세계와 아이들의 세계를 가르는 벽이 한결 더 높고 튼튼한 경향이 있다. 어른이 아이를 돌보는 일은 일찍 끝이 나고 아이들은 방과 후 시간을 스스로 알아서 짜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략) 라루는 빈민층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더 이완되어 있고 더 흥분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