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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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한
바다에 다녀온 뒤로 그는 좀 이상해졌다 말만 하면 끼룩, 웃다가도 끼룩, 화장실 좀 끼룩, 다녀올게 끼루룩, 말끝마다 끼룩대는 것이었다 밤늦게 찾아간 애인 앞에서도 끼룩, 배고파 끼룩, 자고 싶어 끼룩, 아까부터 왜 그래요 끼룩거리기만 하고, 그러니까 끼룩, 나도 내가 끼룩, 왜 그러는지 끼룩, 모르겠어 끼끼룩, 어서 병원이나 가봐요 철없는 갈매기 같으니라구, 갈매기라는 말에 끼룩, 시무룩해져서 끼루룩, 도대체 끼룩, 택시를 타고 끼룩, 병원에 가면서도 끼룩, 의사 선생님 끼룩, 아무래도 내가 끼룩거리는 병에 걸렸나봐요 끼룩, 그래요 어디 한번 봅시다, 그러니까 끼룩, 갑자기 내가 끼룩거리는 거예요 끼루룩, 보세요, 언제까지 이렇게 끼룩거리며 살 순 없잖아요 끼룩, 의사생활 40년 만에 끼룩거리는 병은 처음이군요, 하지만 여긴 내과고 소화불량은 아닌 것 같으니까 그렇게 자꾸 끼룩거리면 다른 병원에나 가봐 색까, 의사까지 날 끼룩, 무시하다니 끼루룩, 그러니까 내 말은 끼룩, 끼루룩 끼루 끼끼루룩 끼끼룩 끅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