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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장에든 어떤 포커 게임에든 바보는 있게 마련이다. 이것을 잘 알고 있는 빈틈없는 투자자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시장에서 바보가 누구인지 모르고 투자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이 시장의 바보라고 말했다.
 
어떤 시장에든 어떤 포커 게임에든 바보는 있게 마련이다. 이것을 잘 알고 있는 빈틈없는 투자자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시장에서 바보가 누구인지 모르고 투자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이 시장의 바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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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선택과정이 그렇듯 승자와 패자는 어디에나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러한 선택과정은 너무도 주관적이다. 객관적으로 능력을 측정할 방법이 없었기에 좋은 부서에 배치를 받는 것은 운 혹은 인품에 달려 있었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것이므로 우린 마지막 세 번째 방법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것은 나를 끌어줄 줄을 찾는 것이다. 따라서 회사 내 실세들에게 언제, 어떻게 눈도장을 찍을 것인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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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선택과정이 그렇듯 승자와 패자는 어디에나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러한 선택과정은 너무도 주관적이다. 객관적으로 능력을 측정할 방법이 없었기에 좋은 부서에 배치를 받는 것은 운 혹은 인품에 달려 있었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것이므로 우린 마지막 세 번째 방법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것은 나를 끌어줄 줄을 찾는 것이다. 따라서 회사 내 실세들에게 언제, 어떻게 눈도장을 찍을 것인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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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4일 (화) 11:39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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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안정심리’가 작용한다. 보다 많은 사람이 투자은행을 선호할수록 거기에 지원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것은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나중에 트레이딩을 하면서 배운 것중 하나는 주식이든 채권이든 일자리든 많은 사람이 같은 상품을 추구하면 그 상품의 가치는 빠르게 과대평가 된다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그 당시 나는 이런 트레이딩의 기초도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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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장에든 어떤 포커 게임에든 바보는 있게 마련이다. 이것을 잘 알고 있는 빈틈없는 투자자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시장에서 바보가 누구인지 모르고 투자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이 시장의 바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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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선택과정이 그렇듯 승자와 패자는 어디에나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러한 선택과정은 너무도 주관적이다. 객관적으로 능력을 측정할 방법이 없었기에 좋은 부서에 배치를 받는 것은 운 혹은 인품에 달려 있었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것이므로 우린 마지막 세 번째 방법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것은 나를 끌어줄 줄을 찾는 것이다. 따라서 회사 내 실세들에게 언제, 어떻게 눈도장을 찍을 것인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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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요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장님 나라에서는 애꾸눈이 왕이죠.” 또한 그는 내가 나중에 유용하게 써먹은 시장 정보에 대한 황금철칙 하나를 우리에게 알려줬다. “말이 많은 놈은 아무것도 모른다. 뭔가 아는 놈은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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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살로먼 채권 트레이더들이 돈을 버는 노하우다. 이들은 시장의 움직임을 느끼기 위해 조심스럽게 맥을 짚는다. 그러다가 만약 시장에 이상징후가 나타나면, 예를 들어 두려움이나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으면 살로먼의 트레이더들은 겁먹은 양들을 코너로 몰 듯 시장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 그런 불확실함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만든다. 살로먼의 트레이더에게는 시장이 돈을 토해내도록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159~161

  라니에리의 소년시절 꿈은 이탈리안 식당의 주방장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꿈은 부르클린에서 자동차 사고를 당해 천식이 재발하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1968년 당시 세인트존스대학 영문과 2학년생이던 그는 살로먼 우편실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하며 1주일에 70달러를 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병으로 눕게 되면서 당장 1만달러라는 거금이 필요했다. 병원비는 쌓여 가는데 아버지가 열세 살 때 돌아가신 터라 부모로부터 지원받을 상황도 아니었고, 그의 수입원은 살로먼에서 주는 주급이 전부였다.
  열아홉의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놓인 그는 고민 끝에 잘 알지도 못하는 살로먼 임원에게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라니에리는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 “그 임원이 나를 해고할 거라고 생각했지. 정말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어.” 그러나 라니에리의 걱정과 달리 그 임원은 “병원비는 살로먼이 책임질 것” 이라고 말했다. 라니에리는 살로먼이 주급을 가불해주는 것으로 알고 나중에라도 그런 큰 돈을 갚을 여력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때, 그 임원은 “살로먼이 책임진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실제로 살로먼은 우편실에서 근무한 지 몇 개월밖에 안되는 직원의 1만달러나 되는 병원비를 대신 내줬다. 어려운 직원을 돕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논리였다.
  살로먼이 공식적으로 말한 것은 없지만, 라니에리는 그 뜻을 분명히 알아차렸다. “살로먼은 직원을 책임진다.” 라니에리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후, 살로먼과 직원 사이의 서약, 충성심에 대해 얘기할 때 그는 이런 관대함을 떠올리곤 했다. 모기지 부서의 한 트레이더는 “이런 경험 때문에 라니에리는 정말로 회사를 사랑하고 있었다” 라고 말했다. 이것은 단지 사업상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라니에리는 이렇게 말했다. “회사가 직원을 책임진다는 것은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훌륭한 경영자가 되는 것보다 훌륭한 인간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직원들은 이 말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우리는 형제애로 묶여 있고, 바로 이것이 사람들이 말하는 서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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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에리는 모기지 부서로 옮길 때까지 가는 곳마다 부서를 장악했다. 회사는 공격적이고 능력 있는 사람을 북돋웠고, 정글의 법칙을 그대로 적용했다. 그가 온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모기지 부서는 라니에리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라니에리의 강한 성격에 심지어 달 마저도 쿠데타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달은 건강이 좋지 않아 자주 자리를 비웠는데, 그가 없는 동안 라니에리는 리서치 부서를 출범시켰다. 늘 “모기지는 사실상 수학”이라고 강조하던 그는 최고의 수학자인 마이클 왈드만(Michael Waldman)을 초빙해 왔고, 왈드만은 “루이의 강렬함에 이끌려 제의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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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덴셜-바체 증권으로 옮긴 앤디 스톤은 한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월가는 현업에서 최고로 돈을 잘 번 인물을 경영진에 앉힌다. 이들은 면도날처럼 날카롭고 경쟁력 있으며 종종 신경질적이고 편집증적이다. 이런 인물이 경영자가 되면 이들은 서로를 따라잡기에 바쁘다. 따라서 더 이상 현업에서와 같은 본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통상적으로 이들은 경영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들이다. 결국 절반은 성적이 좋지 않아 떨어져 나가고, 나머지 4분의 1은 정치를 잘 못해서 거세된다. 그러고도 살아남은 나머지는 그야말로 무자비한 부류다. 이것이 월가에 경기 사이클이 있는 이유다. 살로먼이 지금 흔들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무자비한 사람들에겐 사업을 망치고도 실패를 흔적 없이 감추는 재주가 있다.”

295~298

  알렉산더가 제안한 많은 트레이딩 기법은 두 가지 형태 중 하나에 속했다. 첫째, 모든 투자자가 같은 것을 할 때 반대편으로 간다. 이런 기법을 쓰는 사람을 ‘콘트라리안(contrarian)’(역발상 전략가)이라고 부른다. 모든 사람이 역발상 전략을 쓰고 싶어 했지만, 누구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투자자가 바보처럼 보이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돈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그것은 고독의 두려움만큼 강하지는 않다. 이는 다른 사람들이 회피한 위험을 혼자 짊어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만약 혼자서 돈을 잃게 되면 그 실수에 대한 변명을 할 수 없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투자자도 변명거리가 필요하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들은 수천명이 함께한다면 절벽 끝이라도 기꺼이 서 있으려 할 것이다. 시장이 나쁜 길로 접어들고 있다고 널리 인정되면, 그 문제가 신기루에 불과할지라도 많은 투자자가 시장에서 발을 빼곤 한다.
  그 좋은 예가 미국의 ‘팜 크레디트 코퍼레이션(Farm Credit Corporation)’사태다. 한때 팜 크레디트가 파산할 것처럼 보이자, 투자자들은 이 은행의 채권을 내다 팔기에 여념이 없었다. 사고 가능성만으로도 이들은 자신의 평판이 위험에 처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당신는 정부에서 거대 기업의 실패를 그대로 보고 넘어가지 않던 시기였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국익을 위해 크라이슬러 자동차와 컨티넨탈 일리노이즈 뱅크를 파산에서 구해냈다. 팜 크레디트 역시 파산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정부가 분명 구제 금융을 지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농부들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8백억 달러 규모의 은행을 구제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바로 이것이 핵심이다. 사람들은 팜 크레디트 채권을 헐값에 내다파는 바보짓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체면 때문에 그 채권을 들고 있을 수 없었다. 알렉산더는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았기 때문에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들로부터 이득을 챙겼다.
  둘째, 엄청난 사건이 터졌을 때 그 사건의 일차적 초점에서 멀리 떨어진 이차적, 삼차적 효과를 찾아낸다. 엄청난 사건이란 주식시장 대폭락, 자연재해, OPEC의 감산처럼 시장에 쇼크를 주는 사건을 말한다.
  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했을 때다. 그 뉴스가 나온지 수분 만에 알렉산더는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콰트론에서 관련 뉴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사이, 그는 이미 2개의 커다란 탱크를 가득 채울 원유를 매수했다. 투자자들은 뉴욕 주식시장만 주시했고 그들의 초점은 원자력 발전과 관련된 회사에 맞춰졌다. 관련 회사의 주가는 폭락하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 주가 하락에 신경 쓰지 말고 고객의 입장에 서서 원유 선물을 매수하라고 했다. 원자력 발전소의 전력 공급이 줄어들면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가 옳았다. 그의 고객은 원유 선물 매수로 대박을 터뜨렸다. 그만큼은 아니지만 내 고객도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 내 고객들에게 원유 선물을 매수하라고 설득하고 난 지 몇 분 후 알렉산더가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감자를 사. 빨리 움직여.” 그는 속사포처럼 말하고 끊었다.
  그랬다. 방사능 낙진이 감자를 포함한 유럽의 농작물과 식수를 위협하고 있었고, 미국의 오염되지 않은 대용물들의 가격이 치솟았다. 물론 러시아 원전이 폭발하고 수분 만에 미국의 감자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 농부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런 농부를 만나보지 못했다.
  체르노빌과 원유는 비교적 직설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실전에서는 ‘만약에’라고 부르는 게임이 흔하게 벌어진다. 모든 복잡함은 ‘만약에’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상상해 보라. 예를 들어 당신이 수십억 달러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이고, 만약 도쿄에 엄청난 지진이 강타했다면? 도쿄는 가루가 되고 일본의 투자자들은 공황상태에 빠져들 것이다. 이들은 엔화를 팔고 일본 주식시장에서 빠져 나오려고 아우성칠 것이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알렉산더의 투자 패턴 첫째를 따른다면, 그는 일본 시장에 돈을 넣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빠져나가려 한다면 싼 값에 물건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가치 없다고 생각하는 일본 주식을 헐값에 매수할 것이다. 아마도 일차적으로 일본 보험사 주식을 구입할 텐데, 그것은 일반적인 보험사는 엄청난 보험금 지급 부담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그 위험은 대부분 서방의 주요 보험사와 일본의 지진 전문보험사에 전가된다. 그 쇼크로 수십 년간의 프리미엄이 사라질 것이므로, 일반 보험사 주가는 쌀 수밖에 없다.
 이어 알렉산더는 수억 달러 규모의 일본 국채를 매수할 것이다. 경제는 일시적으로 위축될 것이고, 일본 정부는 금리를 낮춰 재건활동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중 은행에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하도록 독려할 것이고 그러면 채권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또한 국내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여 일본 자국의 본국 송환이 시작되면 금융시장의 단기적인 공황은 쉽게 진압될 수 있다. 유럽과 미국에 많은 자금을 투자한 일본 기업들은 분명 해외투자를 거둬들여 공장 재건과 상처 치유, 자사주 매수 등에 사용하려 할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알렉산더에게 이것은 엔화 매수를 뜻한다. 일본 기업들이 엔화를 본국에 송환하려면 달러를 팔고 엔화를 거둬들여야 한다. 하지만 엔화는 일본 기업이 실제로 엔화를 사기 때문에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투기 거래자들이 일본 기업이 그렇게 할 것이라는 기대로 엔화 매수에 나서면서 고공비행을 하게 된다. 지진 직후 엔화가 붕괴한다면, 항상 예상치 않은 일을 추구하는 알렉산더에게는 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된다. 반면, 엔화가 오르면 그는 아마도 엔화를 팔게 될 것이다.

366~368

  밀켄이 말한 것은 미국의 신용평가시스템에 결점이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 초점을 맞춰야할 때 이 시스템은 과거에 집착했고, 바보같은 신중함의 무게에 짓눌리곤 했다. 밀켄은 이런 약점을 파고든 것이다. 그는 『포춘』이 선정한 100대 우량기업에는 관심이 없었고, 위험도가 높긴 했지만 동시에 금리도 높은 정크본드로 눈을 돌렸다. 심지어 정크본드 금리가 우량기업 회사채 금리보다 4~6퍼센트 포인트나 높은 경우도 있었다. 이런 회사가 조기에 채권을 상환할 경우에는 높은 수수료를 물어야 했다. 또한 이런 회사가 돈을 벌기 시작하면 초과이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회사가 발행한 정크본드의 값도 치솟았다. 물론 회사의 손실이 커지면 부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므로 정크본드의 값도 폭락한다. 간단히 말해 정크본드는 정통 채권보다는 주식에 더 가까운 행태를 보이곤 했다.
  드렉셀의 리서치 부서는 기업 내부 정보에 은밀히 접근할 수 있었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기업과 드렉셀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 밀켄의 비밀이 있다. 살로먼은 결코 이런 관계를 형성할 수 없었다. 밀켄이 정크본드를 거래할 때, 그는 이미 기업 내부 정보를 갖고 있었다. 주식거래에서 내부자거래는 불법이지만, 채권과 관련해서는 그런 법이 없었다(법을 만들 때 그 누가 주식과 같은 성격의 채권이 이렇게 많이 거래될 줄 짐작이나 했겠는가).
  부채(채권)와 주식 사이에서 살로먼의 채권 트레이더들은 한쪽에 편향돼 있었기 때문에(주식은 달라스에서나 거래하는 것이다!) 드렉셀의 채권 트레이더들이 간파했던 것을 그들은 알지 못했다. 흔들리는 기업의 부채를 쥐고 있다는 것은 경영 지배권을 갖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자를 제때에 내지 못하면, 채권 보유자는 담보를 확보하고 회사 자체를 청산해 버릴 수도 있다. 마이크 밀켄은 레피드-아메리칸 코퍼레이션(Rapid-American Corporation)의 사실상 소유주인 메슐람 리크릴스(Meshulam Riklis)에게 이를 증명해 보였다. 1970년대 후반 레피드-아메리칸은 다량의 정크본드를 발행했고, 이것이 밀켄의 손에 넘어갔다. 무슨 이유에선지 밀켄은 레피드-아메리칸을 청산하겠다고 했다. 어느 날 조찬 미팅에서 리크릴스는 자신이 레피드-아메리칸 주식 40퍼센트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 청산은 불가능하다고 반발했다.
  이때 밀켄은 “우리는 당신 회사가 발행한 1억 달러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어요. 만약 이자를 단 한 번만 제때에 내지 못하더라도, 회사를 공중분해시킬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나처럼 투자자를 등쳐먹는 데 신물이 나기 시작한 채권 세일즈맨에게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자를 단 한 번만 제때에 내지 못해도, 회사를 공중분해시키겠다.” 데쉬 립록은 이렇게 말했다. “마이크 밀켄은 사업 관계를 완전히 뒤집어 버렸어. 돈을 빌려주는 투자자를 빨아 먹는 것이 아니라, 돈을 빌려 쓰는 기업을 쥐어짜는 것이지.” 밀켄의 돈 외에는 갈 곳이 없는 기업들은 압박을 견딜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밀켄의 제안은 돈을 빌려주는 사람들, 즉 투자자들에게 먹혀 들어갔다. 밀켄은 자신을 따르는 투자자들에게 돈을 벌어주었던 것이다. 밀켄의 요점은 이렇다. “여러 회사의 다양한 정크본드에 투자하십시오. 이 중 몇 개 회사가 부도나더라도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분명 대박이 터지는 회사가 나올 것이고 손실을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습니다. 드렉셀은 기업을 놓고 도박을 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투자자 여러분, 우리와 함께 이 길을 갑시다! 미국의 미래에 투자하십시오. 소규모 성장 회사가 우리를 위대하게 만들 것입니다.”
  밀켄은 대중 선동가다. 초창기 정크본드 투자자는 모기지 투자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큰 돈을 벌었고, 심리적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흡족했다. 드렉셀 뉴욕 본사의 한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비버리 힐즈에서 매년 열리는 정크본드 세미나(‘약탈자들의 연회’라고 알려진 행사)에서 마이크가 행한 연설을 들었다면, 당신은 눈물을 흘렸을 겁니다.”

423~424

내가 그랬던 것처럼 당신이 그 어처구니없는 머니게임의 한가운데 있다면, 당신의 사회적 가치(내가 받을 만한 돈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에 비례해 보수를 받는다면, 당신 주위에 그럴 만한 일을 하지 않고도 엄청난 돈을 갈퀴로 긁어모으는 사람이 수백 명씩 깔려 있다면, 돈에 대한 믿음이 어떻게 되겠는가?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에겐 단순히 부(富) 그 자체가 믿음을 강화시켜 줄 수도 있다. 이들은 심각하게 돈을 추구하고, 돈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준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전화기를 붙잡고 그로부터 돈을 버는 재주가 엄청난 장점이라는 ‘가정’을 철썩 같이 믿는다(이것이 가정인 이유는 명백하게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신은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결국 인과응보로 고통 받을 것이라고 믿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에게 이런 고통 따위는 없다. 단지 더 큰 부자가 될 뿐이다. 나는 이들이 포동포동 살이 찐 채로 행복하게 죽을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