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5 타오 옛날책 2판 서문

https://a.co/d/99D9oUZ Solving Mathematical Problems: A Personal Perspective 1st Edition by Terence Tao

이 책을 처음 썼던 15년 전은 내 인생의 절반 전이다. 그동안 나는 고향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주했고, 대학원을 마치고 강의를 하며 연구 논문을 쓰고, 대학원생들을 지도하고, 결혼하여 아이도 얻었다. 이제 내 삶과 수학을 바라보는 시각은 15살 때와는 분명히 다르다. 수학 경시대회 문제 풀이에서 손을 뗀 지도 오래되었으며, 만약 지금 같은 주제로 책을 쓴다면 지금 읽고 있는 책과는 매우 다른 모습일 것이다.

수학은 다양한 면을 가진 학문이며, 이에 대한 경험과 이해는 시간이 흐르며 변화한다. 초등학생 시절 나는 형식적 조작의 추상적 아름다움과, 간단한 규칙들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매료되었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수학 경시대회에 참가하며, 수학을 스포츠처럼 즐겼다. 이 책에 소개된 것과 같은 영리하게 고안된 수학 퍼즐을 풀기 위한 '묘수'를 찾는 데 재미를 느꼈다. 대학 학부 시절에는 현대 수학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깊고 매혹적인 이론과 구조를 처음 접하며 경탄했다. 대학원 시절에는 자신만의 연구 주제를 가진 데 대한 자부심을 느꼈고, 미해결 문제를 풀어내는 독창적인 증명을 만들 때의 특별한 만족감을 알게 되었다. 전문적인 연구 수학자로서의 경력을 시작하면서는 현대 수학의 이론과 문제를 관통하는 직관과 동기를 보기 시작했고, 매우 복잡하고 깊이 있는 결과들조차도 본질적으로는 단순하고 상식적인 원리에 의해 인도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큰 기쁨을 느꼈다. 이런 원리를 깨달아 넓은 수학적 영역을 환하게 밝혀주는 순간의 '아하!' 경험은 정말 특별한 것이다. 앞으로 발견할 수학의 면모들은 더욱 많으며, 최근에야 나는 다양한 수학 분야들을 충분히 이해하여 현대 수학이 어떻게 통일된 학문으로서 다른 과학 및 분야들과 연결되는지를 조금씩 깨닫고 있다.

이 책은 내가 전문 수학자로서의 경력을 시작하기 전에 쓴 것으로, 지금과 같은 통찰력이나 경험이 부족했기에 일부 설명은 순진하거나 순수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시의 나는 지금보다 고등학교 문제 풀이의 세계에 더 민감했기 때문에 이를 크게 수정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텍스트를 LaTeX로 재정리하고, 내용을 좀 더 논리적으로 구성하며, 부정확하거나 혼란스러운 부분을 수정하고 몇 가지 연습문제를 추가했다. 일부 내용은 이제 구식이 되었다(예를 들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이제 엄밀히 증명되었다). 몇몇 문제는 더 발전된 수학 도구를 사용하면 보다 빠르고 깔끔하게 풀 수 있음을 이제 알지만, 이 책의 목적은 문제를 가장 세련되게 푸는 것이 아니라, 수학적 문제에 처음 접근할 때 여러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일부를 제거하면서 체계적으로 문제를 다루는 과정이 어떻게 만족스러운 해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의 재출판을 격려하고 지원해준 토니 가디너(Tony Gardiner)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며,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이 지지해준 부모님께도 감사드린다. 또한 초판을 읽고 만난 모든 친구들과 지인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끝으로, 15년 전에 사용하던 오래된 매킨토시 플러스 컴퓨터에서 이 책의 전자 사본을 복구해준 부모님과 플린더스 메디컬 센터의 컴퓨터 지원 부서에도 특별한 감사를 표한다.

테렌스 타오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수학과
2005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