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의 탄생
베르너 지퍼 저 / 송경은 역 | 타임북스 | 2010년 04월 06일 | 원제 : Das Genie in mir
38 재능을 평가할 때 순환논법에 따른 논리가 전개되어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하면, 그런이유로 재능이 있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왜 재능이 있다고 하는지 묻는다면 그가 더 잘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나온다. 재능이라는 개념이 일반적인 대화체에서 사용될 때는 이처럼 방법적으로 문제가 된다.
82 사람이 발전하는 데에는 수많은 길이 열려 있는 듯 보인다. 이 길들은 꼬불꼬불하고 한눈에 잘 보이지 않는데다 끝도 없이 길다. 하지만 아무리 고되고 험난할지라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은 목표지점에 이르게 되는 것 같다. 한 아이가 장차 어떻게 될것인가를 그래도 가장 잘 보여주는 최선의 예측기준은 바로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느냐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무수히 많은 연구 논문들이 입증하고 있듯이 정신을 집중하여 연습과 훈련, 학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사람이 수년 뒤 대가가 될 수 있었다.
142 사고능력을 개선시키는 운동으로는 수영이나 자전거타기, 조깅, 스케이팅, 산책, 댄스, 축구, 핸드볼, 배구, 테니스를 꼽았다. (중략) 모든 운동이 뇌에 좋은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칭이나 등장성운동(관절변화와 근육수축운동으로서 웨이트트레이닝에 속하는 운동), 파워 트레이닝은 인지능력을 높이는 효과가 없는것으로 드러났다.
202 사춘기가 되면 뇌의 감정을 주관하는 부분에서 이른바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도파민의 3분의 1이 없어진다. 그래서 청소년기에 들어서면 부모와 대화가 통하지 않고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들이 어릴 때는 부모와 함께 있는 것을 즐거워했는데도 말이다. 같은 수준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 이들의 뇌는 점점 더 극적이고 강한 자극을 필요로 한다.
214 몇 개 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언어 천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취학 연령이 되기 전까지 제2언어를 습득한다면 유리한 카드를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게이머 빈 부이 탄은 세살 때 부모와 함께 하노이를 떠나 독일로 왔기 때문에 독일어를 원어민처럼 유창하게 구사한다.
'조기'라는 나이제한은 2개 국어를 말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그 타당성이 입증되었다. 아이들 가운데 한 그룹은 태어날 때부터 제2언어를 사용하며 자란 경우였고, 다른 한 그룹은 나중에, 예컨대 열한 살이 되어서야 제2 언어를 접한 경우였다. MRI 촬영을 해 본 결과 두 그룹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언어를 사용했다. 조기에 배운 아이들은 뇌에서 언어를 관할하는 부분인 브로카영역에서 하나의 같은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킨 반면에, 나중에 배운 아이들은 서로 다른 두 가지 네트워크를 활성화시켰다. 그러므로 언어중추가 성장을 멈추기 전까지는 2개 국어를 사용하는 것에 자연적으로 적응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뇌가 각 언어마다 네트워크를 따로 활성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더 복잡하고 힘들어지는 것이다.
바젤 대학교의 신경해부학 교수인 Cordula Nitsch와 동료들이 알아낸 것처럼 놀랍게도 이러한 연관성은 3개 국어에서도 똑같이 찾아볼 수 있다. 이 연구진은 두 그룹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 보았다. 첫 번째 그룹은 태어날 때 부터 2개 국어를 먼저 습득하고 아홉 살 이후에 제3 언어를 익힌 아이들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그룹은 제2언어와 제3언어를 한참 후에야 습득한 아이들이었다. MRI 촬영결과 두 번째 그룹 아이들은 세 가지 언어마다 각기 다른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었음이 나타났다. 하지만 첫 번째 그룹 아이들에게서는 하나의 네트워크만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기에 다국어를 사용하는 양식으로 일단 맞춰지면 뇌는 그 밖에 다른 언어를 습득할 때마다 − 훨씬 나중에 그 언어를 습득하더라도 − 이중언어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실험들이 보여주듯, 이는 특히 문법적 규칙을 통달하는 데 해당되는 것이기도 하다. 언어 감각을 키우기란 풍부한 어휘력을 기르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법이다. 기억력은 얼마든지 더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니까.
조기라고 하는 나이제한이 정확히 몇 살인지는 말하기 쉽지 않다. 서너 살까지는 이중 언어 네트워크가 확실하게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아이가 여덟 살때까지 외국어를 배우면 그래도 두 영역이 겹치는 부분, 다시 말해 부분적인 이중 언어 네트워크를 찾아볼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그마저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한다. (중략) 하지만 표준어 한 가지만 사용하면서 성장한 사람에게도 가망이 전혀 없지는 않다. 그런 이들도 노력과 동기부여 그리고 다른 문화를 받아들 용의만 있으면 어느정도 격차를 없앨 수 있다. 실험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나중에 배우는 사람은 1년 이상 외국에서 지내면 2개 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사고속도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251 에릭슨 교수는 경험이 있다고 저절로 완벽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며, 학습에도 특정한 방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것을 계획적인 훈련(deliberate practice)라고 표현했다. 이는 목표를 정해 놓고 하는 훈련으로서 초보자가 전문가가 되기까지는 굉장히 많은 훈련시간이 걸린다. 이 이론의 핵심적인 내용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자신에게 어떤 약점이 있는지 파악하여 그에 대한 집중적인 노력을 함으로써 매일 작은 진전이 있게 하는 것이다. 하루아침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동화에나 나오는 것이다.
252 머물러 있지 않고 변화를 주고 싶다면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한다. 골프에서 더 이상 좋아지지 않고 그대로인 이유는 코스에서 공을 한 번만 칠 수 있기 때문에 실수 샷을 해도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이다. 이 때는 다시 칠 수 있는 곳에 가서 같은 위치에서 같은 클럽으로 5번, 10번, 20번 연습을 하면 스윙감각을 익힐 수 있고 교정도 할 수 있다.
256 취약 부분을 알고 노력한다면 특별한 결과가 따를 것이다. 이 노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은 실패와 좌절의 감정을 어떻게 이겨 내는지를 분명하게 배우게 된다. 연습 자체에서 근원적인 기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장애물을 만났을 때 어렵게 생각하는 마음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두려움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깨달을 때 진정한 기쁨을 맛보는 것이다.
286 “배움에 대한 애정은 배워야 한다는 의무감보다 훨씬 더 뛰어난 교사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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