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江에 쌓인 눈

ph
Admin (토론 | 기여)님의 2017년 8월 18일 (금) 14:18 판 (새 문서: <poem> ─해발 1563m 오대산 비로봉 정상에서 김영승 정상에서? 정상에서 뭘 어쨌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정상에서, 이렇게 늙어간다는...)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이동: 둘러보기, 검색

─해발 1563m 오대산 비로봉 정상에서


김영승



정상에서?
정상에서 뭘 어쨌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정상에서, 이렇게
늙어간다는 게
정말 죄송하다 늙어보지도 못하고
죽은 작자들도 참 많은데 나만
홀로 늙어가는구나
문득

얼음 밑엔
물고기,

동생은
나 6학년 때
동생 5학년 때
죽었지만

살아 있다면
마흔 두 살

살아 있어도
함께 늙어간다는 것이 가엾어
가슴 아파 했을 것이다

月精寺에서 上院寺로 건너가는
彼岸橋를 지나다보니 문득

彼岸?

나무 새끼들은 참 나쁜 새끼들이다
山에는 나무 새끼들이 온통 차지하고 있으니
나무에게 略歷을 말해서
무엇 하냐 나쁜
나무 새끼들 이런
주정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나무
새끼들……

社會人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감염된다
病 걸린다 여름이면
또 얼마나 온갖 잘난 척을 하냐
나무새끼들 鬱鬱蒼蒼하여

누군가가
"일동, 동일!"
이라는 구령을 한다

'一同' 이라는 예령과
'同一' 이라는 동령이
참 재미있다

나무 새끼들.








------------
이런 주정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나무 새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