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02 겨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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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례


그놈들이 왔다
강아지만 하다가
조약돌만 해졌다가
다시 팥알만큼 작아진
염소 새끼들이 쳐들어왔다
흑옥 같은 눈동자
유리창에 와 매달렸다
움메하고 불렀다
검은 내를 이루었다
담배 가게 지붕 위서
쓸쓸한 어깨 사이로
패인 길바닥으로
지하철 선로 옆으로
웅크리고 몰려다녔다
곤두박질치는 놈
엉덩방아 찧는 놈
세상 첫 발이라고
단정히 내려놓는 놈
아침부터 밤중까지
앓는 소리를 내며
그놈들이 몰려오고
유리창에 매달리고
겨울이 왔다




*
그놈들이 왔다
겨울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