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5 배움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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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 웨이츠킨 저, 박철현 옮김. 2007
원제는 ‘The Art of Learning’

 이런 류의 제목을 가진 수신서를 매우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자전적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이창호의 <부득탐승>이나 조훈현의 <고수의 생각법>처럼.

 프롤로그부터 자뻑이 무지 심하고(제목부터가 아주 뭐... ‘The Art of ~’ 이런건 여간해서는 쓰기 힘든 제목 아닌가) 종종 ‘건방져’(?)보이지만, 그냥그냥 보면 된다. 이런 사람이 흔하지는 않으니까.

pp.66~68

(전략) 대니가 시합에 질 때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것은 올바른 교육법이 아니다. 경기에 져서 슬픔에 잠겨있는 아들에게 결과가 중요치 않다고 말하는 건 그를 저능아 취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문제는 모든 분야에서 경험할 수 있다. 어떻게 장기적인 배움의 과정을 단기적인 목표, 불가피한 후퇴와 적절히 조화를 이룰 것인가? 매우 총명한 대니는 다시 체스에 전념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다른 선수들과의 대결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키길 원한다. 상대를 통해 자신의 약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극복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경쟁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이 경우 대니의 엄마는 경기의 결과보다는 노력에 중점을 두면서 아들에게 배움의 과정을 중시하는 태도를 길러줘야 한다. 아들의 뛰어난 집중력, 매일매일 성실한 공부태도, 그날 배운 교훈 등에 대해 칭찬해줘야 한다. 그리고 시합에 이겼을 때 지금과 같은 승리를 이끌어준 배움의 과정을 강조해야 한다. 어른아이할 것 없이 모두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승리의 기쁨에 도취되어 기뻐날뛸 때 그런 감정을 애써 억눌러선 안 된다. 자신들이 흘린 땀방울의 결과물에 기뻐하는 아이들을 나무랄 필요가 있겠는가? 그보다 영광의 순간은 지극히 짧다는 걸 깨닫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대니가 시합에지는 날에는 좀더 복잡한 상황이 연출된다. 지금 아들은 눈가에 눈물을 글썽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온다. 최선을 다했지만 시합에 졌다. 어머니는 이 순간 아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승패 따위는 중요치 않다고 말하지 말라. 대니는 승패가 중요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위로한답시고 그렇게 말했다간 도리어 고통만 가중시킬 뿐이다.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면 왜 그토록 이기려고 안간힘을 썼단 말인가? 왜 체스를 공부하고, 경기에 참가하려고 아까운 주말을 낭비했단 말인가? 시합의 결과는 중요하고, 대니도 그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함께 공감하는 게 문제해결의 시발점이다.

그 상황에서는 대니를 따뜻하게 껴안아줄 필요가 있다. 아들이 울고 있다면 실컷 울도록 어깨를 빌려주고 “아들아, 네가 자랑스럽다”라는 격려가 필요하다. 때론 슬픔을 마음껏 표현해보라고 말하는 것도 좋다. 실망은 영광을 얻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다. 대니가 흥분을 가라앉히면 살짝 그에게 경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라. 그러면 대니는 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왜 집중하지 못했지? 너무 과신했나? 너무 성급하게 말을 움직였나? 옆사람 소리에 정신이 산란해졌나? 너무 피곤했나? 이런 질문들을 통해 대니는 자신의 실수가 심리적인 결함에 있다는 걸 깨닫고 극복하기 위한 훈련에 몰두하게 될 것이다.

부모나 선생님은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 아이가 마음을 활짝 열고 스스로 잘못을 고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세상 밖으로 마음을 활짝 열고 승리나 패배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 성장은 항상 노력하는 가운데 일어난다. 능력의 한계 저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를 찾아내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배움을 얻게 된다.

아직 첫부분 읽는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