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29 이명박정권
2008년 3월29일 한국일보
경찰, 대운하 반대 교수 '성향 파악' 파문(서울대·한남대 등서… "조직적 움직임 의혹" 반발)
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0803/h2008032903483821950.htm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경찰이 대운하 반대 운동에 나선 서울대 교수를 찾아가 반대 모임의 성격이나 참여 교수의 성향을 파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부 교수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전국교수모임’과 경찰에 따르면, 26일 관악경찰서 정보과 소속 이모 경위 등 경찰관 3명은 반대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사범대 김모 교수를 찾아가 모임의 성격과 향후 활동 등을 물었다.
당사자인 김 교수는 “정치색을 배제한 모임이고 특정 정당과는 관계 없다고 설명했다”며 “이 경위와는 오래 전부터 알던 사이였기 때문에 특별히 심리적 압박을 느끼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모 경위는 “반대 모임 대표를 맡은 김 교수에게 인사도 드릴 겸 찾아갔다”며 “상부의 지시는 없었고 일상적인 정보수집 활동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반대 모임의 교수들은 “경찰이 반대모임의 발족식(25일)이 있었던 바로 다음날 대표를 만나 모임에 대해 정보를 수집한 것 자체가 적절치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서울대 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에서도 반대모임 교수와 접촉해 모임의 성향 파악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에서는 정보과 경찰관이 목원대를 찾아가 모임의 구성원과 앞으로 활동 계획에 대해 질문했고, 한남대 소속 교수에게도 관할서 정보과 경찰관이 방문해 같은 내용을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대의 한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모임에 참여한 다른 교수들은 “5공 군사정권으로 회귀하는 사태를 어찌해야 하느냐”며 대책회의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수 사회의 한반도 대운하 반대 운동이 더욱 거세질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2008년 3월 29일 프레시안
"대한민국 경찰, 코미디하나”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80328230231
[기자의눈] 누가 '불법'에 '혼란'을 초래했나
2008-03-29 오전 9:55:13
"무슨 경찰이 이렇게 많아."
28일 오후, 서울시청과 광화문 일대를 지나던 시민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수백 대의 경찰버스가 10차선 도로 중 4개 이상의 차도를 빼곡히 점거하며 버젓이 주차돼 있었고, 인도 곳곳에서는 전경이 줄지어 구령을 외치며 어디론가 뛰어갔다. 광화문에서 이어지는 '청와대 진입로 근처'에는 아예 골목 입구마다 무장한 경찰이 배치돼 있었다.
거리를 지나던 시내버스는 경찰버스로 막힌 광화문 사거리 앞에서 승객들에게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버스 앞은 "등록금 집회로 인한 교통 통제"라고 적힌 경찰의 '공지 게시판'이 가로막고 있었다. 광화문을 지나 시청, 남대문, 종로 방향으로 가려던 할아버지, 할머니를 포함해 모든 승객들은 속절없이 내려 택시도 잡지 못하고 목적지까지 걸어가야 했다.
<집회 예정에 없던 광화문 사거리까지 봉쇄한 경찰>
"오늘요? 잘 모르겠는데…아무튼 많이 왔어요."
서울시청 앞 등록금 집회 현장에서 만난 교통경찰은 '오늘 경찰이 몇 명이나 왔냐'는 기자의 물음에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의 말에는 이날 교통 혼란을 가중시킨 장본인이 '누구인지' 그대로 드러나있었다.
이날 집회는 등록금 탓에 고통을 받은 학생, 시민이 주요 참여자로 예정된 애초에 경찰이 민감하게 반응할 이유가 없는 법이 보장한 정식 신고 집회였다. 쓸 데 없는 충돌을 방지하고자 주최 측이 최대한 경찰에 협조한 흔적도 곳곳에서 보였다.
예를 들어, 이날 집회는 차량 교통과 전혀 상관이 없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이뤄졌다. 행진 또한 기껏해야 수백 미터에 불과한 서울시청 앞-청계광장까지만 예고돼 있었다. 즉, 광화문 일대 차도를 경찰이 막을 이유는 없었던 것이었다. 이런 노력에도 경찰은 '불법 시위'를 막겠다며 굳이 광화문 사거리를 모두 막아가며 경찰버스로 차벽을 세웠다.
그 뿐이 아니었다. 이날 집회 주최 측은 최대 1만 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집회장 주변에 배치된 경찰은 '최소 1만 명'을 훌쩍 넘었다. 결국 광화문 일대를 점거하는 것으로도 주차 공간이 부족했던 경찰버스는 곳곳의 인도까지 침범해 주차하는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
<경찰의 '새로운 작전'…"홍보 전단지 배포">
앞서 경찰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도심 대규모 집회인 이날 집회에 '엄정 대처' 방침을 밝혔다. 한진희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범국민적 바람인 경제 발전에 저해가 되는 불법 폭력 시위 근절은 물론 교통 혼잡으로 인한 시민 불편에 대해 보다 엄격한 법 집행이 요구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체포 전담조'를 투입하겠다고도 했다. 시위대가 장시간 차로를 점거하는 등 집회 신고 내용과 다른 행동을 할 때 검거 작전을 벌이겠다는 것이었다.
이미 경찰은 새 정부 들어 특히 '집회와 시위'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체포 전담반 부활, 전기 충격총(테이저건) 사용, 시위 예상자 사전 검거, 참가자 즉결 심판 강화, 경찰의 면책권 보장 등 집회와 시위를 제한하는 조치를 하루가 머다 하고 발표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집회에서 경찰의 대응 태도는 이같은 발표가 '빈말'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제법 '진지'해 보였다. 새로운 대응책까지 고안해냈다. 다름 아닌 '홍보 작전'이었다.
이날 집회장 근처에서는 유인물을 나눠주는 집회 참가자들과 나란히 선 전경들은 지나가는 시민(집회 참가자일지도 모르는)들에게 친절하게 유인물을 나눠줬다.
이 유인물의 앞장에는 경찰 캐릭터와 함께 "우리는 평화로운 준법집회시위 사랑해요♡ 평화롭고 안전한 집회시위 부탁드려요~♪"라고 적혀 있었다. 또 뒷장에는 "평화로운 준법집회 시위를 위한 우리들의 생각 하나! 생긴 모습! 하는 일! 모두 달라도 우리 모두 한 가족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경찰, 회사원, 노인, 흑인이 나란히 어깨동무를 한 삽화가 그려져 있었다.
<불법 저지르는 경찰 잡는 '체포 전담조'는 누가 맡나>
한쪽에서는 "불법 시위에 대한 엄정 대처"를 강조하며 무장 병력을, 그것도 참가자 수를 훌쩍 뛰어넘는 병력을 배치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다른 한쪽에서는 "이미 받았다"는 시민의 손에 굳이 '유치한' 유인물을 쥐여주는 경찰…. 그것은 차마 웃지 못할 한편의 '블랙코미디'였다. 인력 배치하랴, 홍보물 만들랴, 고생한 경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날 집회는 춤과 노래, 웃음이 어우러지는 축제처럼 평화롭게 진행됐다.
이날 집회 현장에서 만난 한 인권활동가는 "경찰이 이렇게 많이 배치된 건 (수많은 집회 참가 경험 중) 보다보다 처음 본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또 다른 시민단체 활동가는 "경찰이 그 열정으로 차라리 실종된 아이들이나 잘 찾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마지막 의문 하나. 거리를 줄지어 무단으로 횡단하고, 버스정류장을 비롯해 도로를 차량으로 무단 점거하며, 심지어 인도에까지 버젓이 불법주차를 하는 경찰들은 대체 누가 책임지고 체포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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